홍석천 음식점도 문 닫았다…불 꺼진 이태원 거리

  • 4년 전


이태원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황금상권이지만 5월 클럽발 집단감염에 이번 대유행까지 당해낼 재간이 없습니다.

유명 연예인 맛집까지 장사를 접을 정도면 일반 소상공인들은 오죽할까요.

박건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방송인 겸 외식사업가인 홍석천 씨가 운영해 온 서울 이태원 레스토랑.

평일인데 내부는 어둡고, 테이블은 텅 비었습니다.

출입문엔 폐업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홍석천 가게'로 유명세를 탔지만 코로나19 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손님 감소와 임대료 부담에 문을 닫은 겁니다.

"이곳은 서울 이태원 세계 음식 거리입니다. 평소라면 손님들로 북적일 점심시간이지만, 지금은 식당들이 문을 닫고 인적은 뚝 끊겼습니다."

문을 연 식당 주방에선 주인 혼자 손님을 기다리며 청소를 합니다.

이태원에서 10년째 장사를 했지만 월세조차 못내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찬묵 / 식당 주인]
"(아르바이트생) 2명도 감당이 안 돼서 지금은 한 명이거든요. 매출이 안 따라주니까 차라리 문을 안 여는 게 낫겠다."

이달 매출은 1100만 원.

예년 이맘 때의 절반도 못 미칩니다.

월세 660만 원과 식재료비, 공과금을 내면 남는 게 없습니다.

[강찬묵 / 식당 주인]
"현찰 모아둔 건 전부 나가고 (집을) 처분하느냐 가게를 비우고 나가느냐 기로에 서 있죠."

20년 넘게 옷가게를 해온 상인은 매출이 끊겨 폐업하고 싶지만 재고 때문에 마음대로 장사를 접지도 못합니다.

[옷가게 주인]
"음식점은 치워버리고 나가면 되지만, (옷가게는) 재고가 있으니까 못 나가고 버티고 있다가 작살난 거죠. 이태원이 죽었어요."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이후 곤두박질 친 매출은 잠시 회복되는가 싶더니, 2차 유행으로 또 다시 추락했습니다.

[액세서리 가게 주인]
"점점 괜찮아 지려고 했는데 이번에 교회가 터졌잖아요. 그때부터 다시 이렇게 길에 사람도 하나도 없고."

가게 상당수가 이미 매물로 나왔지만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부동산 관계자]
"'이태원에 가면 코로나 감염될 수 있다' 각인이 된 거야. 사업이 부진하니까 정리할 사람만 많고 들어올 사람은 없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강화되면서 이태원 상권은 끝모를 침체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change@donga.com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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